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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행전

마가복음 15:6-15 주해 및 묵상

by 파피루스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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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를 놓고 예수를 넘기다 – 대속의 본질이 드러난 순간

마가복음 15:6-15은 유월절에 죄수 한 명을 석방해주는 관례 속에서, 바라바는 풀려나고 예수님은 십자가형에 넘겨지는 장면을 기록합니다. 무죄하신 예수님은 폭도이며 살인자인 바라바 대신 형벌을 받으십니다. 이는 단순한 불의가 아닌, 구속사의 핵심인 ‘대속’의 실체를 보여줍니다. 예수님은 죄인을 대신하여 죽으심으로, 모든 인류를 위한 참된 속죄 제물이 되셨습니다.

 

민심과 정치 사이에서 후퇴한 빌라도

본문은 빌라도가 유월절 명절을 맞아 백성들이 요구하는 죄수 한 명을 놓아주는 관례를 따르려 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이는 로마가 점령지에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정치적 관행이었습니다. 백성들은 바라바를 놓아달라고 소리칩니다. 바라바는 폭동과 살인으로 체포된 자였습니다(막 15:7).

 

빌라도는 예수님의 무죄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종교 지도자들의 시기심으로 넘겨졌다는 사실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습니다(막 15:10). 그래서 그는 백성에게 “너희는 내가 유대인의 왕을 너희에게 놓아주기를 원하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나 대제사장들이 무리를 충동질하였고, 결국 군중은 바라바의 석방을 요구하게 됩니다.

 

이 장면은 지도자가 진리를 알면서도 정치적 계산과 다수의 압력에 굴복하여 불의를 행하는 비극을 보여줍니다. 빌라도는 자신이 진리를 따를 수 있었음에도, 민심을 잃을까 두려워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반복되는 비극이며, 하나님의 뜻보다 사람들의 소리를 더 크게 듣는 인간의 연약함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죄인과 의인의 자리 바뀜 – 대속의 실체가 드러나다

빌라도는 바라바를 놓아주는 대신, 예수님을 채찍질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도록 내줍니다(막 15:15). 바라바는 폭도요 살인자였고, 예수님은 무죄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셨습니다. 그러나 이 장면에서 자리를 바꿔 죄인이 풀려나고, 의인이 죽임당하는 일이 일어납니다.

 

바로 이 장면이야말로 구속사의 핵심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대속’의 장면입니다. 예수님은 바라바의 자리를 대신하심으로써, 인간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형벌을 받는 속죄 제물이 되십니다. 바라바의 이름은 “아버지의 아들(Bar-Abba)”이라는 뜻인데, 진정한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가짜 ‘아버지의 아들’의 자리를 대신하신 것입니다.

 

바라바는 죄를 지었지만 살아났고, 예수님은 죄 없으셨지만 죽음을 택하셨습니다. 이처럼 복음의 본질은 우리의 죄를 대신 짊어지신 그리스도의 죽음에 있습니다. 우리는 본래 바라바의 자리, 심판받아야 할 자리에 있었으나, 예수님께서 그 자리를 대신하여 구원을 이루신 것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 외침 속에 담긴 인류의 죄성

무리는 예수님을 향해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라고 소리칩니다. 이는 단지 감정적 분노의 표현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죄된 본성을 상징하는 외침입니다. 죄 없으신 분을 향해 돌을 던지는 그들의 입술은, 죄의 종된 우리 자신의 모습과 다르지 않습니다.

 

대제사장들의 선동과 군중의 감정적 동조, 그리고 빌라도의 정치적 타협이 합쳐져 십자가 형벌이 확정됩니다. 그러나 그 모든 과정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이루어지는 구속사의 수레바퀴였습니다. 예수님은 그 모든 불의의 소리와 압력을 감당하시며 묵묵히 고난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십자가를 향한 이 외침은 인간의 죄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 죄를 담당하기 위한 하나님의 아들의 순종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를 드러냅니다. 예수님은 그 외침 앞에서 결코 대항하지 않으셨고, 오히려 침묵으로 그 십자가를 받아들이셨습니다. 이는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마무리

마가복음 15:6-15은 바라바가 석방되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넘겨지시는 과정을 통해 구속사의 본질인 ‘대속’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죄인은 살고, 의인은 죽는 이 역전의 장면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 계획의 완전한 성취입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죄와 불의, 정치적 타협과 대중의 분노 한가운데서도 끝까지 순종하셨습니다. 그분의 침묵은 패배가 아니라 승리였고, 바라바의 석방은 우리 모두의 구원을 상징하는 은혜의 표징이 되었습니다. 이 고난주간, 예수님께서 대신 서신 그 자리를 기억하며, 감사와 순종으로 우리의 삶을 드려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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