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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행전

마가복음 14:22-26 주해 및 묵상

by 파피루스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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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약의 피로 세워진 구속의 식탁

마가복음 14:22-26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유월절 식사를 하시며 떡과 잔을 나누시는 장면입니다. 이는 단순한 유대인의 의례가 아니라, 예수님의 몸과 피를 상징하는 성찬의 기원이며, 하나님의 구속사가 구체적으로 선포되고 성취되는 자리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찢기고 흘릴 피를 통해 새 언약이 세워질 것이라 선포하셨고, 제자들은 그 뜻을 따라 성찬의 삶으로 초대받았습니다. 이 장면은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로 이어지는 구원의 중심 사건입니다.

 

떡을 떼어 주심 – 찢긴 몸으로 주신 생명의 은혜

예수님께서는 식사 중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받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막 14:22). 이 장면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구속사의 실체를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떡을 떼어 나눈다는 행위는 예수님의 몸이 찢길 것을 예고하는 것이며, 그 찢김을 통해 제자들에게 생명이 나누어진다는 상징입니다.

 

구약에서 제사는 늘 희생 제물이 중심에 있었습니다. 흠 없는 짐승의 살과 피가 제단 위에 드려져야 하나님 앞에서 죄 사함이 이루어졌습니다. 예수님은 이제 그 희생 제물의 실체로서 자신의 몸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누십니다. 이는 단지 기념이 아니라, 실질적인 구속의 은혜가 흘러가는 통로입니다.

 

예수님의 이 행동은 장차 있을 십자가 사건을 미리 해석해 주는 행위입니다. 떡은 예수님의 살이며, 찢기고 나누어져야만 제자들이 먹을 수 있고,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성찬은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길이며, 동시에 구속사에 참여하는 복된 통로입니다.

 

잔을 나누심 – 언약의 피로 맺어진 새로운 관계

예수님은 잔을 가지사 감사기도 하신 후 제자들에게 주십니다.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막 14:24). 구약 시대, 하나님과 백성 사이의 언약은 피로 세워졌습니다. 출애굽기 24장에서 모세는 제사를 드린 후 피를 반은 제단에 뿌리고 반은 백성에게 뿌리며 “이는 여호와께서 너희와 세우신 언약의 피니라”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 언약의 완성을 이루시기 위해 오신 분이십니다. 이제 동물의 피가 아닌, 하나님의 아들의 피로 새 언약이 맺어집니다. 이 언약은 단지 한 민족이 아닌, “많은 사람”을 위한 언약이며, 인류 전체를 위한 속죄의 피입니다. 이 피는 죄를 덮는 피가 아니라, 죄를 완전히 제거하는 능력의 피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다 이를 마시라” 하신 것은, 이 피가 제자 개인의 의지나 자격에 따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은혜로 주어진다는 선언입니다. 누구든지 주님의 잔을 받는 자는 이 구속의 언약에 참여하는 자가 됩니다. 그리고 이 언약은 결코 변하지 않으며, 예수님의 피로 세워졌기에 영원하고 완전합니다.

 

찬미와 결단 – 고난을 향한 걸음을 믿음으로 따르다

본문 마지막 절인 26절은 “그들이 찬미하고 감람산으로 가니라”는 말로 마무리됩니다. 성찬 이후 예수님과 제자들은 찬양을 드리고, 감람산 곧 겟세마네 동산으로 향합니다. 이 장면은 매우 감동적입니다. 죽음을 앞두신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찬송을 부르셨다는 사실은, 그 고난의 길이 탄식이 아닌 순종과 영광의 길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찬미는 고난 앞에서도 하나님께 대한 신뢰의 표현입니다. 예수님은 죽음을 피하지 않으셨고, 오히려 담대하게 그 길을 찬송으로 준비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길로 제자들을 이끄십니다. 그들은 아직 모든 것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주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고난의 여정에 함께 나섭니다.

 

감람산으로 향하는 그 걸음은 곧 구속사의 마지막 관문으로 들어서는 행보입니다. 그곳에서 예수님은 기도하시고 체포되시며, 결국 십자가에 달리시게 됩니다. 그러나 이 찬미와 동행은 단지 슬픔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영적 결단의 표현이 됩니다.

 

마무리

마가복음 14:22-26은 예수님께서 떡과 잔을 통해 자신의 몸과 피를 제자들에게 주시는 거룩한 성찬의 기원이며, 구속사의 중심을 이루는 장면입니다. 떡은 찢긴 몸이고, 잔은 언약의 피로서 인류를 위한 하나님의 새 언약이 됩니다. 이 성찬은 단순한 예식이 아닌, 십자가의 실체이며, 우리가 은혜로 참여하는 구원의 증표입니다. 예수님은 찬미하며 고난의 길로 나아가셨고, 우리도 그 길에 동참해야 할 부름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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