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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행전

마가복음 13:28-37 주해 및 묵상

by 파피루스 2025.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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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나무의 비유 – 구속사의 계절을 분별하십시오

예수님께서는 고난주간, 십자가를 지시기 전 마지막 날들 가운데 제자들에게 종말과 재림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주셨습니다.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배우라 그 가지가 연하여지고 잎사귀를 내면 여름이 가까운 줄 아나니”(막 13:28)라는 이 말씀은 단순한 자연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는 하나님의 구속사가 시간 속에서 어떻게 성취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비유입니다.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을 상징하기도 하며, 성경에서 자주 하나님의 백성 혹은 그들의 상태를 묘사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 비유는 예수님께서 세상의 종말이 오기 전, 반드시 징조가 나타나리라는 것을 알려주시는 동시에, 그 징조를 통해 구속사의 계절을 읽고 준비하라는 영적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가지가 연해지고 잎사귀를 낸다는 것은 겉보기에는 작은 변화이지만, 그것은 다가올 여름의 전조이며, 결정적 시간의 도래를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의 고난을 앞두시고도 제자들에게 끝을 바라보라고 하십니다. 곧 다가올 재난과 시험 속에서도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는 당부입니다. 그분의 고난은 절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며, 죽음은 생명으로 이어지는 문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이와 같은 비유는 단순히 미래의 재림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써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이 땅에 임하였고, 그 구속의 계절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선언입니다. 그러므로 제자들이 해야 할 일은 징조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징조를 통해 하나님의 구속사가 신실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이 비유는 중요한 영적 통찰을 줍니다. 우리는 세상의 불안과 혼란 속에서 쉽게 낙담하지만, 그런 징조들이 오히려 하나님의 시간표가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하나님의 구속 계획이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성취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깨어 있으라 – 종말의 경고가 아닌 구속사의 부르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무화과나무의 비유 후에 반복적으로 “깨어 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깨어 있으라 그 때가 언제인지 알지 못함이니라”(막 13:33)라는 이 말씀은 종말의 날을 미리 아는 데 집중하라는 뜻이 아니라, 종말을 향해 나아가는 구속사의 시간 속에서 자신의 자리에서 신실하라는 부르심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한 집 주인이 타국에 떠나며 종들에게 각자의 일을 맡기고 문지기에게 깨어 있으라 명한 비유를 드십니다(막 13:34). 이 비유는 매우 상징적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각자에게 맡기신 사명이 있으며, 그 사명은 단순한 개인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속사 속에서 반드시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뜻입니다. 문지기의 사명은 단순히 주인이 오는 것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날이 올 때까지 문을 지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고난은 바로 그 문 앞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제자들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잠들어 있었고, 주님은 홀로 피땀 흘리며 기도하셨습니다. 그들은 깨어 있어야 했지만, 육신의 연약함으로 무너졌고, 예수님은 홀로 고난의 길을 가셔야 했습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은 오늘 우리에게 다시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으라.”

 

이 깨어 있음은 단지 죄를 짓지 않기 위한 긴장감이 아닙니다. 그것은 구속사의 흐름을 인식하고, 하나님께서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의 뜻을 이루어 가신다는 사실에 동참하는 삶입니다. 교회는 이 시대의 문지기이며,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종말을 두려워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고난과 부활을 통해 이미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를 성실히 준비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으라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니라”(막 13:37). 이 말씀이야말로 고난주간을 보내는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주님의 간절한 호소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역사의 끝을 향해 가는 하나님의 사랑이며, 그 사랑 안에서 우리는 반드시 깨어 있어야 합니다.

 

마무리

마가복음 13:28-37은 단순히 종말에 관한 예언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통해 이미 시작된 구속사의 진행을 밝히는 말씀이며,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경고이자 소망입니다.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통해 우리는 징조 속에서 하나님의 계획을 읽고, 깨어 있으라는 명령을 통해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신자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십자가를 지시기 전 예수님의 마지막 권면은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다가옵니다. 깨어 기도하며, 구속사의 문지기로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신실한 성도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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